티스토리 뷰
목차

솔직히 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이렇게 시장 전체를 흔들어 놓을 줄 몰랐습니다. 제가 직접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투자해봤는데, 하루에도 몇 퍼센트씩 오르내리는 변동성에 혀를 내두르고 손절하고 나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냥 제 판단 미스라고 생각했는데, 7월 29일 코스피가 하루 만에 -10%를 기록하고 코스닥마저 -8% 넘게 빠지면서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되는 상황을 보고 나서야 이건 개인의 실수 차원이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시장왜곡 — 수치로 보는 지금의 비정상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이 급락하면 외부 충격, 즉 금융위기나 전쟁, 전염병 같은 외생변수가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상 이번은 좀 다릅니다. 2006년 이후 코스피 지수가 하루 7% 이상 빠진 날은 총 13번인데, 그 중 7번이 올해인 2026년에 집중돼 있습니다. 금융위기 4번, 코로나 1번, 금리충격 1번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부분이 전쟁이나 외생변수 없이 발생한 것들입니다.
이 이상한 패턴의 중심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있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개별 종목 하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입니다. 쉽게 말해 삼성전자가 5% 오르면 10% 수익을, 5% 빠지면 10% 손실을 보는 구조입니다. 거래대금이 이 상품들로 극단적으로 쏠리면서 코스닥 시장은 완전히 말라버렸습니다.
수치가 이걸 잘 보여줍니다. 2025년 상반기에만 반대매매 금액이 3조 7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반대매매란 신용으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가 담보 가치 하락으로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팔아버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2023년 연간 총액이 약 1조 2조 수준이었고, 2024년에도 1조 7천억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상반기만으로 이미 두 배를 훌쩍 넘겼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코스피 시가총액도 최고점 대비 7,500조에서 4,300조로 쪼그라들었고, 코스닥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현재 210조 수준입니다. 이는 삼성전자 하루 시가총액 변동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규모입니다. 제가 투자하는 코스닥 종목도 5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3개월 내내 내리꽂히는 상황이었는데, 매수세가 완전히 말라버렸다는 게 체감될 정도였습니다.
- 2026년 코스피 7% 이상 하락일: 13번 중 7번이 올해 집중
- 2026년 상반기 반대매매 누적: 3조 7천억 원 (전년 연간의 2배 이상)
- 코스피 시가총액: 최고점 7,500조 → 현재 4,300조 수준으로 감소
- 코스닥 시가총액: 현재 약 210조 (역대급 거래대금 쏠림 현상 진행 중)
-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극단적 쏠림
코스닥폭락과 규제 — 경험으로 본 진짜 문제
일반적으로 ETF는 분산투자 효과가 있어 개인투자자에게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직접 써봤는데, 레버리지 ETF의 변동성 끌림 현상, 즉 매일 수익률을 2배로 리셋하는 구조상 장기 보유 시 실제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특성 때문에 단기 트레이딩이 아니면 사실상 버티기가 어렵습니다.
문제는 이 상품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수급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ETF로 극단적으로 쏠리면서 코스닥 종목들은 매수세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두 달 반 만에 45%가 빠졌습니다. 금융위기도, 코로나도 아닌 상황에서 이런 하락이 발생한 건 제가 주식을 시작한 이후 처음 보는 일입니다. 베타(Beta) 개념으로 보면, 코스피가 1% 빠질 때 코스닥은 통상 2% 빠지는 2배 변동성 구조인데, 지금은 그 기준조차 무의미할 만큼 코스닥이 일방적으로 끌려내려가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과 비교하면 왜 한국에서 이 상품이 더 위험한지가 명확해집니다. 미국 시가총액 1위부터 50위까지 합산이 약 5경 원에 가까운 반면, 한국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위 합산은 4,300조 원이고 그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2,300조를 차지합니다. 시장 자체의 기반이 다른데 미국과 같은 방식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도입한 것이 문제의 출발이었다고 봅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정부가 7월 31일부터 예탁금 3,000만 원 이상인 계좌에만 해당 ETF 매매를 허용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으로 미흡한 수준이었습니다. 진입 장벽이 실질적으로 낮고, 이미 쏠려버린 수급 구조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상장폐지 또는 최소 신용공여 금지와 같은 강력한 조치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준비 없이 시행하고 피해가 쌓인 뒤에야 미온적 대책을 내는 방식은 반드시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왜 코스닥 하락을 유발하나요?
A. 거래대금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ETF에 집중되면서 코스닥 종목들로 유입되던 매수세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한쪽으로 완전히 쏠리면 나머지 시장은 매수 없는 일방적 하락이 이어지게 됩니다. 제가 직접 코스닥 종목을 보유하면서 이 변화를 체감했습니다.
Q.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는 게 얼마나 심각한 건가요?
A.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란 주가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급락할 때 거래 자체를 일시 중단시키는 안전장치입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 지수에 동시 발동된다는 건 시장 전체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는 신호로, 2006년 이후 이런 빈도로 발동된 사례는 없었다는 점에서 지금 상황의 이례적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Q. 예탁금 3,000만 원 이상 규제면 충분하지 않나요?
A. 일반적으로 진입 장벽을 높이면 위험이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생각엔 이 정도로는 이미 형성된 수급 쏠림 구조를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이미 ETF에 묶인 자금이 시장 왜곡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진입만 막는 방식은 근본 처방이 아니라 미봉책에 가깝습니다. 최소 1억 원 이상으로 기준을 대폭 상향하거나, 상장폐지가 더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보입니다.
Q. 지금 코스닥 종목 들고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비정상적인 시장이라는 전제 아래, 현재 포지션을 강제로 정리하는 것보다 버티는 쪽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시장은 역사적으로 극단적 왜곡 이후 정상화 과정에서 빠른 회복을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다만 신용을 쓰고 있다면 반대매매 위험이 있으므로 추가 납입으로 반대매매를 막는 것이 우선입니다.
결론
제가 주식을 하면서 이렇게 답이 안 보이는 시장은 처음입니다. IMF 때, 금융위기 때, 코로나 때도 나름의 원인이 명확했고 끝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외생변수 하나 없이, 순수하게 제도적 설계 실패로 인해 시장이 뒤틀려 있습니다. 준비 없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상장시키고, 뒤늦게 미온적 규제를 내놓는 금융당국의 대응 방식은 반드시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은 결국 정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역사가 증명해온 사실입니다. 지금 당장 무엇을 사고팔아야 할지를 고민하기보다, 신용 포지션이 있다면 반대매매부터 막고, 현금이 있다면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전략으로 보입니다. 비정상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고, 그 이후의 반등은 생각보다 빠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