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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주가 고점 대비 반 토막 났을 때, 그게 끝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2026년 8월 첫째 주, SK하이닉스가 정규장에서 4% 넘게 빠지는 걸 지켜보면서도 장 마감 이후 현금·현물배당 결정 공시를 확인하고 분할매수로 들어갔습니다. 결과는 0.69% 약익절로 마무리했지만, 이번 주 매매한 종목은 전부 수익으로 끝냈습니다. 조정장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제 경험을 그대로 풀어드립니다.

SK하이닉스 4% 급락 당일, 저는 어떻게 대응했나
8월 7일 금요일, 코스피는 0.6% 하락하며 6,258.77포인트로 마감했습니다. 하락의 중심엔 SK하이닉스가 있었습니다. 정규장에서만 4.88% 빠졌는데, 그 배경은 엔비디아가 HBM4(고대역폭 메모리 4세대) 탑재 사양을 하향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여기서 HBM4란 AI 연산에 필요한 대용량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하기 위해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쌓아 만든 차세대 메모리 규격입니다. SK하이닉스가 이 분야에서 가장 높은 익스포저(노출도)를 갖고 있다 보니, 관련 뉴스 한 줄에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저는 정규장이 끝나고 SK하이닉스의 현금·현물배당 결정 공시가 올라오는 걸 확인했습니다. 애프터마켓에서 상승 흐름이 나오는 것까지 직접 확인하고 분할매수로 진입했습니다. 분할매수란 한 번에 전체 물량을 매수하지 않고, 가격 구간을 나눠 여러 번에 걸쳐 매수하는 방식입니다. 시세가 생각보다 더 나오질 않아서 바로 0.69% 약익절로 마무리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플러스 전환까지 기대했거든요.
그래도 이번 대응에서 중요하게 본 건 하나입니다. 공시라는 재료가 나왔고, 애프터마켓에서 실제로 상승 반응이 확인됐다는 것. 제 경험상 이런 흐름은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기회입니다. 금요일 장이라 무리하게 끌고 가지 않고 정리한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삼성전자는 애프터마켓에서 1.95% 상승으로 마감하면서 선방했습니다.
이번 주 외국인 수급, 뭘 보고 판단해야 하나
이날 외국인은 정규장·프리마켓 합산 9,493억 원을 매수했지만, 전날 3조 8천억 원 규모 매도에 이어 이틀 연속 순매도로 기록됐습니다. 기관 중에서는 금융투자가 8,648억 원을 매수했는데, 이 창구는 개인 ETF(상장지수펀드) 매수가 반영되는 통로입니다. 즉 기관 매수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개인 자금이 ETF를 통해 시장에 들어온 셈입니다.
요즘 외국인들의 움직임을 보면, 방향성 있는 중장기 투자보다는 주가가 많이 빠지면 매수하고 반등하면 빠르게 차익 실현하는 단기 매매에 치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수급(매수·매도 자금의 흐름)이 이렇게 빠르게 전환되다 보니 지수 변동성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 경우엔 이런 장에서 외국인 수급 방향보다 공시나 실적 같은 개별 재료에 더 집중하는 편입니다.
- SK하이닉스: 정규장 -4.88%, 애프터마켓 -1.94%로 낙폭 축소
- 삼성전자: 정규장 +0.2%, 애프터마켓 +1.95%로 선방
- 외국인 이틀 연속 순매도, 기관(금융투자) 8,648억 매수(실질 개인 ETF 자금)
- LG에너지솔루션 +4.35%( 애프터마켓 +3.48% ), 삼성전기 +3.99%( 애프터마켓 +5.78% ) 등 비반도체 강세
순환매와 주도주 선정, 다음 주를 어떻게 볼 것인가
8월 첫째 주 코스피는 전반적으로 약한 흐름이었습니다. 반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은 금요일 하루를 제외하고 나머지 4 거래일 모두 상승 흐름을 보여줬습니다. 이게 단순한 기술적 반등인지, 아니면 자금이 코스닥 쪽으로 이동하는 순환매(시장 내에서 자금이 업종·지수를 옮겨 다니는 현상)인지는 다음 주 초반을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다음 주에 집중해서 볼 지점은 거래대금 상위 종목과 상승률 상위 종목입니다. 이 두 가지가 겹치는 구간에서 주도주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도주란 특정 시기에 시장 자금이 집중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끄는 핵심 종목을 말합니다. 반도체, 로봇, 제약바이오 중 어느 쪽으로 자금이 쏠리는지는 장이 열리고 나서 직접 흐름을 보면서 판단해야 합니다. 제 경험상 장 시작 전에 미리 '이쪽이 주도주겠다'라고 단정 짓는 건 위험합니다.
반도체 쪽을 완전히 외면하기도 어렵습니다. 세계 반도체 기업들 주가가 고점 대비 평균 30~50% 이상 빠진 상황이지만,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설비 투자 기조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알파벳)·아마존·메타 등 빅 4 중 세 곳이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연간 캐팩스(CAPEX) 가이던스를 상향했습니다. 캐팩스란 설비·장비·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자본지출을 의미하는데, 이 수치가 올라간다는 건 AI 인프라 투자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신호입니다(출처: Yahoo Finance).
골드만삭스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해 낙관론을 유지하면서 "이번 메모리 사이클은 이전보다 강하고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출처: Goldman Sachs). 여기에 삼성전자가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 5곳과 5년 단위 장기 공급 계약(LTA, Long-Term Agreement)을 체결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LTA란 일정 기간 동안 정해진 물량을 공급하기로 미리 계약하는 방식으로, 과거 반도체 사이클마다 반복됐던 공급 과잉과 가격 급락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물론 중국 창신 반도체의 저가 메모리 위협이나 AI 거품론, 슈퍼사이클 둔화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제 생각엔 지금 반도체 주가 하락을 '사이클 종료'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장기 공급 계약과 캐팩스 확대 흐름을 보면 그렇게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단기적으로 반도체 업종에서 주가를 끌어올릴 새로운 재료가 나오지 않는다면, 당분간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비반도체 업종으로 수급이 쏠리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식 투자에서 제가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건 종목 분석이 아니라 감정 관리입니다. SK하이닉스가 4% 넘게 빠지는 걸 보면 손이 떨리는 게 사실입니다. 그 순간에 원칙대로 공시를 확인하고 차분하게 진입 여부를 판단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매 원칙을 미리 정해두고, 그 원칙 안에서만 움직이려고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SK하이닉스가 고점 대비 50% 가까이 빠졌는데 지금 사도 되나요?
A. 한 번에 전부 매수하는 건 리스크가 큽니다. 분할매수 방식으로 가격 구간을 나눠 접근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캐팩스 확대와 장기 공급 계약(LTA) 체결 등 펀더멘털이 훼손된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 관점에서 분할로 쌓아가는 전략이 유효해 보입니다.
Q. 애프터마켓(시간외 거래)에서 매수하는 건 어떤 경우에 유효한가요?
A. 공시나 뉴스처럼 정규장 마감 후 나온 명확한 재료가 있고, 실제 시간외 시세에서 상승 반응이 확인될 때 진입 근거가 생깁니다. 단, 시간외 거래는 유동성이 낮아 시세가 생각보다 빠르게 멈출 수 있습니다. 제 경우 이번에도 기대만큼 시세가 나오지 않아 0.69% 약익절로 마무리했습니다.
Q. 순환매 장세에서 주도주를 어떻게 찾나요?
A. 거래대금 상위와 상승률 상위 두 리스트를 동시에 보면서 겹치는 종목을 추려내는 방법이 가장 기본적입니다. 장 시작 전에 예단하기보다는 장이 열리고 나서 실제 자금 흐름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섹터 전체가 오르는지, 아니면 특정 종목만 튀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Q. HBM4 사양 하향 검토 소식이 SK하이닉스에 얼마나 큰 영향인가요?
A. HBM4는 SK하이닉스가 가장 높은 점유율과 기술 우위를 갖고 있는 분야여서, 탑재 물량이 줄어든다는 소식은 실적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다만 이번 하향이 확정된 것이 아닌 '검토 중' 단계라는 점, 그리고 AI 인프라 투자 전체 기조가 꺾인 게 아니라는 점에서 중장기 펀더멘털이 무너진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결론
이번 주를 돌아보면, 시장이 흔들릴수록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SK하이닉스가 4% 넘게 빠진 날, 공시를 확인하고 애프터마켓 흐름을 직접 보면서 분할매수로 들어간 것, 시세가 안 나오자 미련 없이 약익절로 마무리한 것, 모두 사전에 정해둔 원칙대로 움직인 결과입니다. 수익이 크진 않았지만, 이번 주 매매한 종목 전부를 수익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건 감정이 아닌 원칙이 앞섰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천천히 우상향 하는 흐름이 나왔으면 합니다. 반도체, 로봇, 제약바이오 중 어느 쪽으로 순환매가 돌지는 장이 열리고 나서 거래대금과 상승률을 직접 보면서 판단할 계획입니다. 가장 낮은 구간에서 원칙대로 매수하고, 감정을 평온하게 유지하는 것, 이게 지금 제가 매일 연습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