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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7월 내내 손절매 버튼 위에 손을 얹고 살았습니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이쯤에서 그냥 털어버릴까"를 반복했죠. 그런데 7월 31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반등하면서 SK하이닉스는 29.95% 상한가, 삼성전자는 25.12%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 반등이 진짜 바닥 확인인지, 아니면 잠깐의 숨 고르기인지, 제가 버틴 경험과 시장 데이터를 함께 비교해 보겠습니다.

패닉셀이 부른 악순환, 버텨야 했던 이유
일반적으로 "패닉셀(panic sell)"은 약세장 초입의 일시적 현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패닉셀이란 투자자가 공포감에 압도돼 손실을 감수하고 보유 주식을 던져버리는 매도 행태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번 7월 하락장은 그 수준을 완전히 벗어난 이야기였습니다.
5월부터 7월까지 코스닥 지수가 주구장창 밀리는 걸 보면서, 저도 "이건 진짜 뭔가 구조적으로 잘못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펀더멘털(fundamental), 즉 기업의 실적과 재무 건전성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지만 시장은 그걸 완전히 무시했으니까요. 삼성전자가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해도 주가는 빠졌고, SK하이닉스 관련 외부 환경이 개선돼도 지수는 더 내려앉았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3일 연속 손절 매도를 이어갔고, 그 물량을 외국인이 7조~8조 원어치 받아가는 구조가 반복됐습니다. 투매가 투매를 부르는 악순환이었죠. 저는 이 시점에서 추가 매수를 결정했는데, 솔직히 그게 옳은 선택이었는지는 8월 장이 열려봐야 알 수 있는 일입니다.
- SK하이닉스 7월 31일 종가 기준 상한가 +29.95%
- 삼성전자 동일 기준 +25.12% 급등 마감
- 외국인 순매수 7조~8조 원대, 개인은 동기간 대규모 순매도
- 코스피 지수, 6,400선 붕괴 후 6,600선 회복 흐름
수급왜곡의 실체, 레버리지 ETF가 만든 함정
이번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수급왜곡입니다. 수급왜곡이란 특정 상품의 매매 구조가 비틀리면서 시장 가격이 실제 가치와 크게 괴리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제가 보기엔 이게 이번 하락의 핵심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고점 대비 약 10분의 1 토막이 났습니다. 이런 상품이 시장에서 강제 청산되거나 헤지 물량으로 쏟아지면, 기초자산인 SK하이닉스 주식도 같이 끌려 내려가는 구조입니다. 미국 빅테크 실적이 나쁘지 않았고, 금리 환경도 특별히 나빠진 게 없었는데 국내 시장만 유독 크게 밀린 이유가 바로 여기 있었다고 봅니다.
일반적으로는 미국 반도체 지수가 오르면 국내 반도체주도 따라 오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7월 중순 이후 한국 시장은 그 공식이 완전히 깨져 있었습니다. 모멘텀 펀드(momentum fund) 청산 이슈도 거론됐는데, 여기서 모멘텀 펀드란 상승 추세에 있는 자산을 집중 매수하다가 추세가 꺾이면 일제히 빠져나오는 퀀트 전략 펀드입니다. 이런 글로벌 자금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수급 왜곡이 더 심화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거래소 공시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코스피의 하락 폭은 과거 금융위기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KRX)).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왜곡이 심할수록 반대 방향의 되돌림도 강하게 나온다는 것이 7월 31일 상한가 행진으로 증명됐습니다.
투자원칙을 지킨다는 것의 무게감
투자 원칙은 오를 때 세우는 게 아니라 떨어질 때 지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이 말이 얼마나 무거운지 실감했습니다. 손절매를 하루에도 열두 번 이상 생각하면서도 끝내 버틴 근거는 딱 하나였습니다.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300조 원, SK하이닉스도 6~60조 원 수준의 실적이 확인된 상황에서, 주가가 적자 우려가 현실화됐던 2017~2018년보다 더 빠졌다는 사실이었습니다.
PER(주가수익비율)은 기업의 주가가 주당순이익 대비 몇 배에 거래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밸류에이션 지표입니다. 당시 코스피 기준 PER이 5배 수준까지 내려앉았고, 삼성전자는 내년 이익 기준으로 3배까지 떨어졌습니다. 이 수치는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제가 추가 매수를 결정한 근거도 결국 이 숫자였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건, 레버리지나 인버스 단기매매는 이런 상황에서 절대 가까이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오늘 급반등이 났다고 해서 인버스 두 배짜리로 단타를 치려다 한 번 삐끗하면 또다시 처절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방향(출처: Federal Reserve)과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안정되는 흐름 속에서도, 레버리지 상품은 예측 불가한 수급 변수 하나로 언제든 극단적인 손실을 안겨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뼈저리게 확인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7월 31일 코스피 급반등, 진짜 바닥 맞나요?
A. 바닥을 확정하는 건 항상 사후에야 알 수 있는 일입니다. 다만 이번 반등은 외국인이 7조~8조 원 이상을 순매수하면서 나온 것이라 단순한 기술적 반등과는 결이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대규모 순매수가 동반된 반등은 추세 전환 신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지만, 8월 이후 미국 경기 데이터와 연준 동향을 함께 봐야 확신할 수 있습니다.
Q.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지금 사도 되나요?
A. 제 생각은 반대입니다. 고점 대비 10분의 1 토막이 난 상품이 빠른 시간 안에 원금을 회복하기는 구조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급반등 이후 인버스로 단타를 노리는 것도 마찬가지로 위험합니다. 수급 왜곡이 완전히 해소됐다는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런 상품은 멀리서 지켜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Q. 손절 안 하고 버텼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저 역시 같은 상황입니다. 솔직히 추가 매수 결과가 잘될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다만 PER 3~5배라는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서 버텼다면, 지금부터는 지수 ETF 중심으로 비중을 안정화시키면서 개별 종목은 시장이 정상화된 이후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Q. 이번 하락이 금융위기랑 다른 점이 뭔가요?
A. 과거 금융위기는 미국 경기침체(recession)나 시스템 리스크가 동반됐습니다. 여기서 시스템 리스크란 금융 시스템 전체가 무너질 수 있는 구조적 위기를 뜻합니다. 이번 하락은 그런 실물 위기 없이 레버리지 ETF 수급 왜곡과 모멘텀 펀드 청산이 맞물린 기술적 충격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펀더멘털 대비 낙폭이 과도했고, 반등도 그만큼 가팔랐습니다.
결론
7월 31일 급반등은 분명 반가운 신호입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냉혹하고, 지금 이 순간의 안도감이 원칙을 흐트러뜨리는 가장 위험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번 하락장에서 배운 것은 딱 하나입니다. 수급이 뒤틀렸을 때 펀더멘털을 근거로 버티는 것이 심리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그 결정이 결국 숫자로 평가받는다는 것입니다.
8월 이후 코스피·코스닥이 7,000선을 향해 추세적으로 회복해주길 바라는 마음은 크지만, 동시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인한 수급 왜곡 문제가 제도적으로 정비되지 않으면 이런 충격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이 흔들리는 순간을 먼저 경계하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