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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팔면 지수가 무너지고, 외국인이 사면 지수가 오릅니다. 그렇다면 외국인이 계속 팔아대는 지금, 우리는 그냥 손을 놓고 기다려야만 할까요? 오늘 장에서 제가 직접 경험한 건 전혀 달랐습니다. 코스피가 급락했다 극적으로 반등하는 사이, 신규 상장 종목 두 개로 하루 일당을 벌고 컴퓨터를 꺼버렸습니다. 외국인 수급이 망가져도 중소형주 순환매 장세는 살아있었고, 그 흐름을 탄 쪽이 살아남았습니다.

외국인 수급이 말하는 것들 — 팩트로 보는 시장
2026년 10월 23일 코스피는 장 초반 미국 기술주 폭락 여파로 크게 밀렸습니다. 그런데 솔리다임 IPO 철회 소식이 전해지자 SK하이닉스가 애프터마켓 기준 3.27% 반등하며 장 분위기를 바꿔놓았습니다. 여기서 IPO 철회란 기업이 기업공개 계획을 철회하는 것으로, 이 경우 모회사인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오히려 공급 과잉 우려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이걸 호재로 해석하며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죠.
그런데 정작 지수가 반등했어도 외국인은 여전히 매도를 지속했습니다. 제가 오늘 장을 지켜보면서 가장 지긋지긋했던 부분이 바로 이겁니다. 외국인 순매도가 수십 일째 이어지는데, 기관 매수세만으로는 지수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명확합니다. 잉여현금흐름(FCF)이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번 돈에서 설비투자를 뺀 순수 현금을 의미하는데, 메타 등 빅테크의 FCF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글로벌 투자심리 자체가 위축된 영향도 큽니다.
수급 측면에서 지금 시장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외국인: 연속 순매도, 원화 약세와 맞물려 매도 압력 지속
- 기관: 일부 종목 중심으로 저가 매수 진입 시작, 아직 강력한 전환은 아님
- 개인: 반도체·방산·바이오 순환매로 단기 대응 중심
- 다음 주 빅테크 실적 발표: FCF 방향이 반도체 수급의 결정적 변수
빅테크 실적 발표는 단순히 해당 기업 주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클라우드 투자 규모가 반도체 수요로 직결되기 때문에,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변수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과도한 비중 집중보다 현금 비율을 유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시각도 있고, 저는 그 의견에 상당히 공감합니다. 오늘 엠에스바이오와 엘리스 두 종목만 빠르게 치고 빠진 것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모니터를 계속 보고 있으면 수익을 지키지 못한다는 걸 제 경험상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는 수조 원대를 넘어선 상태입니다(출처: 한국거래소). 국내 시장이 외국인 수급에 얼마나 종속돼 있는지를 수치로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바이오와 방산, 순환매의 중심에서 뭘 골라야 하나
반도체가 무거운 시장에서 바이오와 방산이 번갈아 뜨고 있습니다. 이걸 두고 "테마주 장세라 조심해야 한다"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수급이 비어있는 섹터에서 촉매가 생기면 반응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그게 지금 바이오가 처한 상황입니다.
바이오 섹터는 올 한 해 내내 기관 로스컷(손절 매도)이 쏟아지면서 수급이 크게 가벼워진 상태입니다. 여기서 로스컷이란 기관이 손실 한도에 도달했을 때 강제로 포지션을 청산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수급이 정리된 이후에는, 작은 모멘텀에도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10월 들어 코스피가 크게 밀리는 날에도 일부 바이오 종목은 선전하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이번 달 주목할 촉매 중 하나는 유럽 종양학회(ESMO) 발표입니다. 국내 상장사 16개사가 참여하고 그중 에이비엘바이오, 보로노이, 유한양행 등이 구두 발표를 진행합니다. 구두 발표란 포스터 게재와 달리 학회 메인 세션에서 임상 결과를 직접 발표하는 것으로, 시장 반응이 훨씬 큰 이벤트입니다. 임상 데이터 발표 전 기대감이 선반영되는 경우도 많다는 걸 경험으로 알기 때문에, 이 구간을 단순히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그중 제가 팩트로 주목한 종목은 에스티팜입니다. 에스티팜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RNA 치료제 원료)를 생산하는 회사로, 신약 개발이 아닌 원료 공급 사업 모델이라 임상 실패 리스크가 없습니다. 노바티스의 렉비오(RNAi 기반 고지혈증 치료제)가 블록버스터로 성장하면서 원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로슈의 심혈관 임상이 내년 진입하면 추가 수요가 더해집니다. 주가는 연초 17만2,000원 고점 대비 현재 8만9,000원대로 반토막 이상 빠져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실적 기반의 안정적인 바이오를 선호하는 분들에게 ST팜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고, 저도 이 시각에 동의하는 편입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DART).
방산 쪽은 솔직히 좀 더 복잡합니다. 대형 방산주(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는 3분기 실적 부진으로 증권가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 중이고,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가져갈 경우 방위비 감액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면 스몰캡 방산주는 지정학적 리스크 워딩 하나에 단기 급등락을 반복합니다. 오늘 빅텍이 위꼬리를 달고 마감한 게 그 증거입니다.
빅텍은 레이더·열상 장비 등 전자전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로, 한화시스템과 105억 규모의 소형 무장 헬기 레이더 경보 수신기 양산 계약을 공시했습니다. 전체 매출의 약 13%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이어 K1A2 전차 포수 조준경 공급 계약까지 더해지며 수주 모멘텀이 쌓이는 중입니다. 북한 관련 워딩이 나올 때 반응하는 종목들 중 외국인 재진입 흐름까지 확인된 케이스라는 점에서, 짧게 가져가는 전략으로는 유효하다고 봅니다.
한일단조는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 각도로 접근하는 종목입니다. 이란 정권 전복 워딩과 트럼프 대통령의 미사일 증산 발언이 나오는 국면에서, SM3(스탠더드 미사일 3형) 같은 요격 미사일 몸체와 포신을 생산하는 회사는 직접적인 수혜 라인에 들어갑니다. 다만 이 역시 "지속성이 있느냐"는 질문 앞에서는 중장기보다 단기 트레이딩 관점이 더 적합하다는 시각도 있고, 제 경험상도 방산 테마는 뉴스 한 사이클이 지나면 빠르게 식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외국인이 계속 팔면 지금 주식 사면 안 되는 건가요?
A.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는 국면에서 지수 전체를 매수하는 건 부담이 큰 게 사실입니다. 다만 외국인 수급과 무관하게 개별 종목이나 섹터 단위에서 모멘텀이 살아있는 경우는 있습니다. 저도 오늘 신규 상장 종목 두 개에서 단기 수익을 냈는데, 전체 시장이 아닌 '지금 가장 강한 곳'에 집중하는 전략이 이 장에서는 더 유효하다고 봅니다.
Q. 에스티팜이 다른 바이오주와 다른 점이 뭔가요?
A. 대부분의 바이오주는 신약 임상 결과에 따라 주가가 크게 흔들리지만, 에스티팜은 RNA 치료제의 원료(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납품하는 구조입니다. 신약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원료 공급 계약이 살아있으면 매출이 발생하는 모델이라, 임상 리스크 없이 성장하는 바이오로 분류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위탁생산) 모델과 비슷한 안정성을 가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Q. 방산주 빅텍은 단기로 봐야 하나요, 중장기로 봐야 하나요?
A. 이 부분은 시각이 나뉩니다. 실적과 수주 모멘텀 관점에서 중장기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지정학 이슈에 단기 급등락을 반복하는 특성상 짧게 가져가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북한·중동 관련 워딩 한 사이클은 보통 2~3일 안에 소화되는 경우가 많아서, 트레이딩 관점이 아니라면 수주 공시가 실적으로 연결되는 흐름을 확인한 뒤 진입하는 게 더 안전하다고 봅니다.
Q. 빅테크 실적 발표가 국내 반도체주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되나요?
A. 매우 직접적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이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를 얼마나 잡느냐에 따라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가 결정되고, 이게 SK하이닉스·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에 바로 반영됩니다. 이번 실적 시즌에서 메타처럼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나오는 빅테크가 추가로 나온다면 반도체 수급 우려가 다시 커질 수 있습니다. 다음 주 발표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반도체 비중을 늘리기보다 관망하는 게 현명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결론
정리하면 지금 시장은 외국인 수급이 돌아오기 전까지 '지수 전체가 오른다'는 기대보다는 '어느 섹터, 어느 종목이 지금 강한가'를 찾는 순환매 장세입니다. 제가 오늘 신규 상장 두 종목으로 수익을 내고 바로 컴퓨터를 껐던 것처럼, 엇박자를 잘못 타면 깡통으로 이어지는 위험한 장이기도 합니다.
바이오는 수급이 비워진 틈에서 학회 이벤트와 실적 기반 종목 중심으로 접근할 수 있고, 방산은 지정학 워딩에 단기 반응하는 스몰캡 위주로 짧게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입니다. 다음 주 빅테크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방향성이 확인되면, 그때 비로소 포트 전체 전략을 다시 짤 수 있는 시점이 올 것 같습니다. 최악의 10월이 빨리 끝나길 바라면서, 지금은 살아남는 것 자체가 전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