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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역시 대단하네요. 엔비디아가 내년 회계연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70%로 제시한 것도 놀라웠지만, 공급 제약을 감안한 수치라는 점이 더 컸습니다. 2026년 8월 27일, 코스피는 +1.53%, 코스닥은 +1.3% 상승 마감했습니다. 저도 오전장에 티엘비를 추격매수했다가 아찔한 순간이 있었는데, 결국 비중 조절 덕분에 약익절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엔비디아 훈풍을 맞아 어느 섹터에서 놀아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던 하루의 기록입니다.

엔비디아 실적이 쏘아 올린 반도체 기판 수급
새벽에 잠을 못 이루고 어닝콜을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엔비디아의 2026년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은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모두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했고, 내년 빅테크 데이터센터 투자 전망치를 올해 8,000억 달러에서 1조 3,000억 달러로 대폭 끌어올렸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눈여겨본 대목은 메모리 조달 약정액이 전 분기 대비 1,600억 달러 증가했다는 수치였습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에 직접적인 상방 압력을 가하는 내용이었고, 실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상승 마감으로 확인됐습니다.
더 흥미로웠던 건 소켓모듈(SoCAMM) 관련 수급이었습니다. 여기서 SoCAMM이란 차세대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고대역폭 메모리를 기판 위에 패키징한 모듈을 의미합니다. 엔비디아의 차기 아키텍처 베라루빈(Vera Rubin)이 기존 블랙웰 대비 고성능화됐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SoCAMM에 들어가는 PCB 기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거라는 논리가 시장에서 힘을 얻었습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이미 베라루빈 기반 시스템 가동에 들어갔고 내년에 GPU 200만 개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는 코멘트가 나오자, 심텍과 티엘비 주가는 바로 반응했습니다.
제가 직접 오전장에 티엘비를 공략해봤는데, 프리마켓부터 갭 상승 출발이다 보니 추격 진입 타이밍이 매우 까다로웠습니다. 결과적으로 티엘비는 6% 이상 상승 마감, 심텍은 무려 12% 이상 오르면서 장을 마쳤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날은 갭 상승 직후 하방 지지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게 맞습니다. 급하게 따라붙었다가 되돌림 맞으면 버티기가 쉽지 않습니다. 심텍은 5일 이동평균선을 타고 프로그램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됐는데, 저는 진입이 너무 늦어 약수익으로 마무리한 게 지금도 아쉽습니다.
베라루빈 양산 수혜 기판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심텍: SoCAMM 매출 비중 최대, 2,742억 원 규모 AI 기판 시설 투자 진행 중(2027년 말까지), 베라루빈 직접 수혜 최상위
- 티엘비: 베라루빈 국내 공급사 5곳 중 하나, 점유율 약 20% 추정, 기판 관련 매출 증가 확인
- 코리아서키트: 브로드컴 향 기판 모멘텀 보유, SoCAMM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탄력도 기대
심텍의 시설 투자 계획이 2027년 말까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 기대감에 더해 내년, 내후년까지 중장기 내러티브가 살아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이미 많이 올라온 상태에서의 신규 진입은 5일선 지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한 뒤 접근하는 것이 현명해 보입니다(출처: 네이버 증권).
트럼프 전력망 비상사태와 한국은행 금리 인상의 엇박자
오늘 시장에서 제가 가장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바로 전력 섹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전력 장비를 사실상 겨냥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변압기·전선·ESS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가원전선, 산일전기,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삼성SDI 모두 급등했는데, 저는 이 섹터를 보면서도 결국 반도체 기판 쪽에 집중하다 놓쳐버렸습니다.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특정 외국산 전력 부품의 수입 및 설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미국 에너지부는 120일 이내에 시행 규정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ESS(에너지저장시스템)입니다. ESS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성된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중국산이 배제되면 미국 본토 및 한국산 ESS와 변압기에 반사수혜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삼성SDI가 오늘 배터리 셀 업체 중 가장 강하게 움직인 데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으로 4조 4,000억 원대의 현금을 확보했고, 2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습니다. 오늘 행정명령이 이 '이미 돌아선 실적' 위에 모멘텀을 얹어주는 형태로 작용한 것입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조치로 인해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이 미국 시장 점유율을 추가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습니다(출처: NH투자증권).
문제는 한국은행이었습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 3.0%로 결정하면서, 오전 장중 6,996포인트까지 치고 올라갔던 코스피 상승폭이 눈에 띄게 꺾였습니다. 3년 7개월 만의 두 번의 연속 금리 인상은 흔한 일이 아니고, 시장 유동성 축소에 대한 부담이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 전환을 불러왔습니다. 오전 10시 이후 개인은 거래소에서 1조 7,000억 원 넘게 순매도로 돌아섰습니다. 그래도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1조 4,000억 원 넘게 매수 우위를 유지하면서 지수 하방을 지지해줬고, 최종적으로 코스피 +1.53%, 코스닥 +1.3%로 마감했습니다.
제 생각에 기준금리 3.0%는 분명 부담입니다. 하지만 신현송 총재가 언급한 것처럼 원화 추가 강세 여지가 있다고 했고, 실제로 오늘 환율은 1,380원 근처로 하락했습니다. 원화 강세는 화장품·음식료 등 수출주 마진 우려를 키워 오늘 관련 섹터가 하락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늘 상승했다고 내일 또 오른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잭슨홀 미팅(Jackson Hole Meeting)이 현지 시간 오늘부터 시작됩니다. 잭슨홀 미팅이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포함한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여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연례 심포지엄으로, 파월 의장의 발언 한마디가 시장의 9월 금리 경로를 다시 흔들 수 있습니다. 7월 PCE 물가지수가 전월비 0.11% 상승해 예상치를 소폭 상회한 만큼, 잭슨홀에서의 매파적 발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심텍과 티엘비 중 지금 어느 종목이 더 유망한가요?
A. SoCAMM 매출 비중만 놓고 보면 심텍이 압도적으로 높고, 2,742억 원 시설 투자 계획이 2027년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중장기 내러티브가 더 탄탄합니다. 티엘비는 베라루빈 국내 공급사 중 20% 점유율로 탄력도가 기대되는 종목이지만, 5일선을 타고 상승하는 구간에서 눌림목을 활용하는 단기 트레이딩 관점이 적합합니다.
Q.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됩니까?
A.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 유동성을 축소시켜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폭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오늘도 금통위 발표 직후 개인 매수세가 매도로 전환됐고, 코스피 상승폭이 장중 고점 대비 크게 줄었습니다. 다만 외국인이 선물을 1조 4,000억 원 넘게 매수하며 하방을 지지했고, 금리 인상이 경기 상승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Q. 트럼프 전력망 행정명령으로 수혜를 보는 국내 기업은 어디인가요?
A. 변압기 3사(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와 전선 업체(가원전선, 대한전선), 그리고 미국 ESS 시장에서 단독 생산 거점을 확보 중인 삼성SDI가 직접 수혜 대상으로 꼽힙니다. 후발 주자로는 변압기 수주 잔고가 빠르게 쌓이고 있는 산일전기와 일진전기도 관심권입니다.
Q. 잭슨홀 미팅이 국내 증시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요?
A.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Fed 의장의 발언 톤이 매파적(금리 인상 시사)으로 나올 경우, 달러 강세·원화 약세가 동반되며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비둘기파적 발언이 나오면 9월 금리 동결 기대가 강화돼 국내 증시에 긍정적입니다. 7월 PCE가 예상치를 소폭 상회한 상황이라 이번 미팅은 평소보다 변동성 리스크가 높습니다.
결론
오늘 일당은 벌었으니 감사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도, 전력 섹터와 삼성SDI를 눈앞에 두고 놓쳐버린 아쉬움은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날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섹터가 너무 많이 열렸을 때 오히려 집중력이 분산돼 전부 놓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내일은 잭슨홀 미팅 발언 결과와 함께 코스피 6,900선 지지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엔비디아 훈풍이 단발성으로 끝날지, 아니면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 전반에 걸쳐 지속되는 신호탄이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다만 베라루빈 양산이 본격화되고 변압기·ESS 수주 잔고가 계속 쌓여간다면, 반도체 기판과 전력 섹터 모두 중장기 내러티브가 훼손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급하게 쫓지 않고, 눌림목에서 분할 접근하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지금 시장에서 가장 현명한 태도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