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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일, 코스피가 장중 한때 4% 넘게 낙폭을 키우며 6,562선으로 마감했습니다. 미국의 이란 공격이 주식 시장 개장 중에 이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오전에 더핑크퐁컴퍼니 종가 베팅을 마치고 난 뒤 "오늘은 그냥 쉬는 게 돈 버는 거다"라는 판단을 내렸고, 실제로 하루 종일 시장을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매크로 악재 — 이란 공습, 유가, 금리가 한꺼번에 터졌다
오늘 시장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매크로의 역습'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악재가 한 날에 겹칠 수 있는 걸까요?
미국이 이틀 만에 다시 이란 군사 시설을 공격했는데, 이번에는 뉴욕 증시가 열려 있는 동부 시간 기준 정오에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시장이 열린 채로 공습 뉴스를 받아낸 건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브렌트유(Brent Crude)는 단숨에 배럴당 95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브렌트유란 북해산 원유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국제 원유 가격 지표로, 전 세계 원유 거래의 기준이 되는 수치입니다. 유가가 6% 가까이 급등하자 미 10년물 국채 금리도 4.8%를 돌파했습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US 10-Year Treasury Yield)란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10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을 말합니다. 이 숫자가 올라갈수록 주식 등 위험 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쉽게 말해 "안전한 채권이 이 정도 이자를 주는데 굳이 주식을 들고 있을 이유가 있냐"는 시장의 논리입니다.
이 영향으로 CME 페드워치(FedWatch)상 9월 FOMC 금리 인상 확률은 68%까지 올라갔고, 12월 50bp 빅스텝 인상 가능성도 기존 45%에서 55%로 점프했습니다. 거래소에서는 외국인이 2조 원 넘게 팔아냈고, 기관도 1조 9천억 원 가까이 매도 우위를 이어갔습니다. 개인 홀로 2조 2천억 원을 받아냈지만 지수는 결국 4.1% 급락으로 마감했습니다.
- 브렌트유 배럴당 95달러 돌파, 하루 6% 급등
- 미 10년물 국채 금리 4.8% 돌파
- 9월 FOMC 금리 인상 확률 68%, 12월 빅스텝 가능성 55%
- 외국인, 기관 코스피 2조 원 이상 순매도
- 코스피 3.99% 급락 6,562선 마감, 코스닥 2.1% 하락 803선 마감
헷지 전략 — 하락장에서 살아남는 종목은 따로 있다
이런 날 매매를 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저는 오전 더핑크퐁컴퍼니 매매 이후 추가 매매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일동제약, 디아이, 흥구석유가 급등하는 걸 보면서도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추격매수의 유혹이 없지 않았지만, 급등 종목에 뒤늦게 올라타서 좋은 결과를 낸 기억보다 물린 기억이 훨씬 많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날의 급등주는 제가 사는 순간 꺾이는 경우가 태반이었거든요.
그렇다면 이 하락장에서 어떤 섹터가 방어주 역할을 했을까요?
가장 직접적인 수혜 섹터는 정유주(Oil Refinery)입니다. 정유주란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경유 등 석유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기업들을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유가가 오르면 정제마진(Refining Margin)이 벌어지는데, 정제마진이란 원유를 사서 제품으로 만들어 팔 때 남는 마진을 의미합니다. 현재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서며 미국 정유사보다도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출처: U.S. Department of Energy).
해운주도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수혜 섹터로 주목됩니다. 호르무즈 해협 병목 리스크가 겹치면서 실제 선복(船腹, 선박 적재 공간) 부족이 7~9%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고, 상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미 두 배 가까이 올라온 상황입니다. 다만 HMM 같은 경우 계약 운임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현물 운임 상승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반도체 장비 쪽에서는 디아이가 급등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SK하이닉스향 HBM4(고대역폭 메모리 4세대) 웨이퍼 번인 테스터(Wafer Burn-in Tester) 점유율이 70% 수준이고, 삼성전자향 범용 메모리 투자까지 재개되면서 "앞에서 HBM이 끌고 뒤에서 범용 메모리가 받쳐주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번인 테스터란 반도체 칩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작동 여부를 미리 테스트하는 장비를 말합니다(출처: 금융투자협회).
개별종목 대응 — 전문가 의견보다 내 원칙이 먼저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해 꾸준히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 발표 덕분에 각각 25만 원선, 160만 원선에서 하방이 지지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4%대, SK하이닉스가 5%대 하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드는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저 전문가들이 틀린 게 아니라, 시장이 지금 아무도 안 봐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식시장은 전문가의 목표 주가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건 제가 주식을 시작하고 가장 빨리 깨달은 교훈 중 하나입니다. 단기 투자로 들어갔다가 어느새 장기 투자자가 되어버린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진입 전에 반드시 "이 종목이 예상대로 안 가면 나는 언제 손절할 것인가"를 먼저 정합니다.
오늘 알테오젠이 4조 4천억 원 규모의 노바티스향 하이브로자임(Hybryzyme)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공시했습니다.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이란 피하주사(SC, Subcutaneous injection) 제형으로 약물을 전환할 수 있는 알테오젠의 핵심 기술입니다. 공시 직후 주가가 9% 넘게 급등했다가 결국 하락 전환하는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호재 뉴스가 맞는데 왜 떨어졌을까요?
어프론트 계약금(Upfront Payment), 즉 계약 즉시 지급되는 선불 금액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선반영되어 있었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번 계약으로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 라이선스 파트너가 전 세계 총 10곳이 됐고, 하반기 마일스톤 수익 인식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중장기 스토리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종목일수록 단기 변동성에 흔들려 추격매수하거나 패닉셀하는 행동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유가가 오르면 정유주를 무조건 사도 되나요?
A. 정유주가 유가 급등의 직접 수혜주인 건 맞습니다. 그런데 이미 주가가 상당히 오른 상태에서 들어가면 유가가 꺾이는 순간 재고평가이익이 반대로 손실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진입 타이밍과 유가 방향성을 동시에 점검해야 합니다. 중동 리스크가 단기에 해소될 경우 주가가 빠르게 되돌려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Q. HBM4 관련 장비주 중에서 가장 저평가된 종목은 어디인가요?
A. 디아이가 두 고객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동시에 확보한 안정성이 강점이지만, 포워드 PER 기준으로 디아보다 낮은 구간에서 거래되는 종목도 있습니다. 엑시콘은 CLT(새로운 테스트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12배 내외, 유니테스트도 비슷한 밸류에이션 구간입니다. 삼성전자향 HBM4 웨이퍼 테스터 국내 독점 공급사인 와이씨도 함께 살펴볼 만합니다. 어떤 기준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Q. 미 10년물 금리가 4.8%를 넘으면 국내 증시에 얼마나 영향을 주나요?
A. 미 10년물 금리가 오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에서 안전 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국내 증시 입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오늘 외국인이 거래소에서만 2조 원 넘게 팔아낸 것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금리 안정 여부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외국인 수급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Q. 알테오젠 라이선스 계약, 장기적으로 봐도 의미가 있나요?
A. 노바티스와의 계약으로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파트너가 10곳이 됐고, 하반기 마일스톤 수익 인식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입니다. '기술이전 했네' 수준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실적으로 우상향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은 중장기 투자자 입장에서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다만 미국 특허 관련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는지 계속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론
주식 고수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시장이 주는 수익에 감사하라." 오늘 같은 날 제가 실천한 것도 결국 그 말이었습니다. 더핑크퐁컴퍼니 매매 하나로 마무리하고, 일동제약·디아이·흥구석유가 두 자릿수 급등하는 것을 그냥 지켜봤습니다. 아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제 경험상 하락장 한가운데서 급등 종목을 쫓아가서 좋았던 기억이 없습니다.
9월이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FOMC, BOJ, 중동 리스크 장기화 여부까지 변수가 산더미입니다. 지수 하락 시에는 정유주·해운주 같은 헷지 섹터로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 그리고 투자금을 자신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손실 한 번이 오랜 수익을 한순간에 날려버린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합니다.